동시

나뭇잎 편지

유소솔 2020. 11. 20. 23:03

 

몇 차례 비가 오고

찬 서리 내리자

 

나무들이

서둘러 옷을 벗고                 

 

편지를 날려 보낸다.

 

단풍 잎은

빨갛게 빨갛게

더욱 열심히 살라하고

 

은행 잎은

노랗게 노랗게

서로 정답게 살라하고

 

오동  잎은

드넓게 드넓게

서로 감싸며 살라한다.

 

가을은

나무들 옷자락 편지를

주워 읽는 계절이다.

 

 

    - 소솔 제1동시집(1991) 수록

    - 5,6학년 동시교육교재 수록(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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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를 읽으면 나무 한그루, 풀 한 뿌리도 우리에게 무심한 것이 없음을 알게 한다. 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나, 놀하게 물든 은행잎이나, 하다못해 갈색으로 물들어 있는 오동잎 까지도 우리에게 큰 의미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니 시인의 사명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가를 알게 한다. 류 시인의 동시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밝은 것을 선사하고 있어서 좋다.(엄기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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