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감동 이야기

왼손도 모르는 오른 손의 선행자들

유소솔 2022. 3. 3. 00:03

 

 

 

43년간 섬긴 소록도 한센병 간호사 외국 수녀 이야기

 

오랫동안 한센병 환자를 돌보던 수녀 2명이 임무를 마치고 말없이 떠났다.

소록도에서 평생을 환자를 내몸처럼 돌보던 마리안(71), 마가레트(70) 수녀가 43년 동안 임무 잘 마치고 고국 오스트리아로 떠난 때가 2002년이었다. 마리안 수녀는1959년에, 마가레트 수녀는 1962년에 소록도에 첫발을 디뎠었다.

두 수녀는 처음부터 약을 잘 발라줘야 한다며 맨 손으로 환자의 상처에 약을 잘 발라줬다.

또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인에게 교정수술을 해 주고, 한센인 자녀를 위한 영아원을 운영하여 잘 성장시켰다.

우리 정부는 이들의 선행에 1972년 국민포장,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소록도 그들의 집에 찾아가서 그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정중하게 수여했었다.

 

두 수녀는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섬을 떠났다.

그들은 소록도에서 큰 은혜를 베풀었지만, 오히려 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 란 편지  장만 남기고 떠났다.

이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우리들이 있는 곳에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 그 말을 실천할 때라 생각했습니다. 많이 부족한 외국인으로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 감사하며 저희의 부족함으로 마음 아프게 해 드렸던 일에 대해 용서를 빕니다.”하는 사연을 남겼다.

 

그들이 떠난 소식에 김명호 소록도 주민자치회 회장은 말했다.

주민에게 온갖 사랑을 베푼 두 수녀님은 살아있는 성모 마리아였다. 그런데 작별인사도 없이 섬을 떠난 두 수녀님  때문에 섬이 슬픔에 잠겨 있다 눈물을 보였다.

마가레트 수녀와 마리안 수녀는 유럽의 오스트리아 사람으로 간호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곳에 가서 백의의 천사로 일할 것을 기도했다. 곧  한국의 ‘소록도병원이 간호사를 원한다’는 소식이 수녀회에 전해지자, 그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마침내 낯선 땅에 1962년과 66년 차례로 소록도에 왔다.

그들은 언제나 환자들이 말리는데도 약을 꼼꼼히 발라야 한다며 장갑도 끼지 않고 상처를 만졌다.

그리고 매일 오후엔 손수 죽을 쑤고 과자도 구워서 바구니에 담아 들고 각 마을을 돌며 나눠주었다.

소록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투리에 한글까지 깨친 두 수녀를 ‘할매라고 늘 정답게 불렀다. 꽃다운 20대부터 수천 환자의 손과 발이 되어 살아왔는데, 지금은 일흔 살 할머니가 되었다.

 

그들의 봉사가 알려져 10여 년 전 오스트리아 정부가 훈장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을 위해 잠시 귀국하기를 요청했으나 그들은 자격이 없다며 거절했다. 할 수 없이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섬까지 찾아와서 본국의 상을 수여했다. 그처럼 그들은 겸손했고, 병원 측이 마련한 그들의 회갑잔치마저 '기도하러 간다'며 일부러 피할 정도였다. 두 수녀는 본국 수녀회가 보내 오는 생활비까지 환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임무를 마친 두 수녀의 귀향길에는 소록도에 올 때 가져왔던 다 낡아빠진 가방 한개씩 뿐이었다.

마리안 수녀님은 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 왔을 땐 환자가 6000명이었어요. 아이들도 200명쯤 되었고, 약도 없고 돌봐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 치료해 주려면 평생 이곳에서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결심으로 두 분이 팔을 걷어붙이고,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기 시작한 것이 40년이 되었다. 할 일은 너무 많았고, 돌봐야 할 사람은 끝이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40년의 숨은 봉사로 정성을 쏟은 소록도는 많이 좋아졌다.

이제 환자도 600명 정도로 크게 줄었으며, 우리 정부의 지원도 더욱 풍부해졌다. 두 수녀는 그들의 떠남이 누군가에게 알려질 까봐, 또 요란한 송별식을 할까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떠났다. 두 분은 배를 타고 소록도를 떠나던 날, 멀어 지는 섬과 사람들을 멀리서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고 편지로 전해왔다. 20대부터 40년을 살았던 소록도는 그들에게는 제2의 고향이었다. 이제 돌아가는 고향은 40 세월이 흐른 지금 오히려 낯선 땅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조금도 후회 없이, 주님께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나누듯 그런 겸손한 마음으로 살았다.

주님의 말씀 따라 한 평생을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보냈음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 우리 모두에게 진전한 섬김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우리를 훈훈하게 해준다.

 

이제 그들도 섬김의 생을 마감하고 하늘 아버지의 품에 안겼을 것이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 주님이 수고의 눈물을 닦아주었을 것이다. 또 앞으로 이름없이 빛도 없이 오른 손 하는 을 왼손도 모르게 한 그들에게 하늘 '행위의 책'에 기록된대로  면류관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