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함께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

유소솔 2022. 11. 6. 00:06

 

 

늦가을 추위가 오면 다람쥐는 겨울 양식으로 도토리를 땅에 묻습니다.

그때 다람쥐하늘을 한 번 쳐다보는데, 어디다 묻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흘러가는 구름을 고정점으로 여기고 묻으니, 다람쥐는 결국 도토리를 찾지 못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다른 동물들이 다람쥐가 묻어 놓은 것을 찾아 도토리를 먹으며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다람쥐의 어리석음이 다른 생명들을 살리는 것입니다.

 

나누는 삶에는 마음의 넉넉함이 배어나는 법입니다.

그러나 제 혼자만 먹으려 하다 보면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오히려 더 옹색해집니다.

사람은 자꾸만 무엇인가를 자기 안에 쌓아 놓고 누리려고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모자람을 느끼고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작은 것이라도 내게 있는 것을 없는 사람들과 나누면 점점 더 넉넉해지는 신비스러운 삶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부족을 연구하던 인류학자가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합니다.

싱싱하고 달콤한 딸기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나무 옆에 두고 1등으로 도착하면 통째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손을 붙잡고 바구니를 향해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함께 바구니에서 딸기를 꺼내어서 함께 먹기 시작합니다. 그 인류학자가 그런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1등에게만 과일을 모두 주려고 했는데 왜 손을 잡고 모두 같이 달렸어?”

그때 아이들이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한 목소리로 답합니다. “우분투(UBUNTU)!”

그러자 한 아이가 말합니다. 다른 아이들이 모두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 있겠어요?”

 

‘우분투라는 단어는 아프리카 반투족 부족의 언어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강조했던 말로도 유명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모두가 연합해 함께하는 우분투’입니다. 이제 점점 추워집니다.

이 추위를 서로의 체온으로 녹여주는 11월이 되시기를 기대합니다.(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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