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크리스천 교수의 글

초겨울 이미지

유소솔 2022. 12. 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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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우 교수(인천대 명예)

 

창백하게 여위어가는 햇살

빈 들판을 서성거리며

주기도문을 외우고 있다.

 

갈대꽃들이 강가에 모여 서서

하얗게 을 흔들며

마음이 가난한 자는 이 있나니---

말씀을 외우고 있다.

 

가랑잎들이 아늑한 곳에 모여앉아

바스락 바스락 마른 목소리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소근거리고 있다.

 

잎 진 가지들이 바람 앞에 서서

앙상한 가지를 흔들며

“내 모습 이대로 받으옵소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