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이미지
유승우 교수(인천대 명예)
창백하게 여위어가는 햇살이
빈 들판을 서성거리며
주기도문을 외우고 있다.
갈대꽃들이 강가에 모여 서서
하얗게 손을 흔들며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말씀을 외우고 있다.
가랑잎들이 아늑한 곳에 모여앉아
바스락 바스락 마른 목소리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소근거리고 있다.
잎 진 가지들이 바람 앞에 서서
앙상한 가지를 흔들며
“내 모습 이대로 주 받으옵소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명작 소설의 향기 > 크리스천 교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해 갈라지다, 그리고 닫히다 (25) | 2022.12.21 |
---|---|
불붙는 떨기나무에서 들리는 소리 (19) | 2022.12.07 |
물에서 건진 자 (22) | 2022.11.30 |
하늘의 뜻과 땅의 뜻 (33) | 2022.11.23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21) | 2022.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