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너는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버려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레위기 19: 9-10)
네 포도원의 포도를 딴 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해 남겨두라 (신 24: 21)
감나무 이파리 다 떨어진 늦가을만 되면
가지 끝에 남아 있던 몇 알의 감 바라보시며
철없는 손자 질문에
<까치 밥>이라고 답하신 할아버지 생각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할아버지 말씀처럼
까치에게도 밥을 남겼는데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 위하여 곡식과 포도 남기라는
당신의 말씀은
왜 수천 년 지난 뒤에야 깨닫게 되었을까?
그 동안 이웃 나라 눈치만보다가
끝내는 우리나라 땅에서 그 나라들 전쟁치고
우리나라는 숨통까지 40년 동안 끊겼다가
바다 건너 먼 나라 덕택에 다시 숨 쉬고는
당신께서 홍해 가르시며 구해내신
그 나라처럼 남북으로 갈라진지도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당신의 남겨두라는 말씀
뜻으로만 깨닫고 행함이 없는 무리 많나니 .
까치밥 남긴 할아버지의 뜻도 잊은 채
지나간 일들만 들추어 정죄하고 있나니 .
그러나
당신의 말씀 그대로 행하며 기도하는
열 사람보다는 훨씬 많은 사람들
기도 들어주심으로
마음 놓고 편안하게 숨 쉴 날 곧 오리라
확신하며 기도하고 또 기도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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