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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

이어령 교수(1934~ 2022) 하나님, 나는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촛불 하나도 올린 적이 없으니 날 기억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기도 합니다. 사람은 별을 볼 수는 있어도 그것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별 사탕이나 혹은 풍선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게 높이 날아갈 수 없습니다. 너무 얇아서 작은 바람에도 찢기고 마는 까닭입니다. 바람개비를 만들 수는 있어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보셨지요. 하나님, 바람이 불 때를 기다리다가 풍선을 손에 든 채 잠든 유원지의 아이들 말입니다.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하나님, 그리고 ..

2024.03.13

익숙한 삶보다 낯선 삶으로 살기

󰋮 The 행복한 생각 󰋮 ‘낯설게 하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슈클로프스키가 예술 창작이론으로 처음 사용하였데, 일상 접하는 익숙한 상황도 어린이처럼 낯설게 바라보아 새로운 느낌을 갖는 표현 방법입니다. 익숙하다는 것은 장점도 많지만, 반면에 무감각해지고 자기가 편한 쪽으로만 반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주변이나 현상에 익숙해져 당연하다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일들을 낯설게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침에 집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집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요? 아침밥을 먹는데 밥을 먹는 것이 당연한 일일까요? 숨 쉬며 햇빛 속에 살아가는데. 숨 쉴 수 있고 태양이 있다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요? 하지만 여행을 가면 모든 것이 새롭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