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30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산상수훈 묵상 24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께서는 스스로 계시고 온 세상 만물 만드시고 광대한 우주도 운행하시면서도 덧없이 사라지는 물방울처럼 이 지상에 미미한 존재로 있는 나의 삶까지도 일일이 간섭하시고 이끄십니다. 그러므로 당신께서는 멀리 계시지 않고 내 곁에서 나의 삶이 행복해지도록 인도하는 아버지로 계십니다. 이러하신데 내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생각날 때나 안 날 때나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도 기쁨으로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는 당신의 이름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 부르고 또 부릅니다.

2022년 맥추감사절

다음 주일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맥추감사절이 한국교회 전통이 된 것은 과거 혹독한 가난을 겪은 우리에게 보리추수의 기쁨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가르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한국교회 곳곳에서 드리기 시작한 감사가 계속되면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감사 절기가 된 것입니다. 오직 쌀을 주식으로 겨울을 보낸 우리 조상들은 초여름 보리를 추수할 때까지 가장 배고픈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때가 바로 춘궁기라고 불리는 보릿고개인데, 긴 겨울을 굶주림에 시달리며 보리가 자라기만 기다리고 견디었습니다. 마침내 보리가 익어 추수했을 때 살아남은 성도들은 제일 먼저 보리를 들고 하나님께 눈물의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신학적 근거도 약하고 역사적 전례도 없는 맥추감사절이 한국교회 토착화된 것은 바로 이런 ..

6월의 바람

6월의 바람 - 홍계숙 신록 우거진 숲속 샅샅이 훑는 6월의 바람 금년에도 흐느끼며 불 것 같다.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떠돌다가 녹슨 철모 벗지 못한 채 어머니, 외치고 있는 영혼의 눈물을 보았기 때문이다. 흘러간 70여년 세월 고귀한 핏줄 조국에 바친 가슴엔 뽑아도 뽑아도 돋아나는 그리움의 잡초 무성한데 아, 지금도 들려오는 포성소리 끝나지 않은 바람 앞에서 피난길 떠났던 백발의 소녀 안개꽃 흩뿌리며 기도드린다. 녹슨 철조망 걷어낼 수 있기를 견고한 분단의 벽 허물 수 있기를

2022.06.25

6월

6월 ​ - 김용택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 ​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

2022.06.24

회개의 기도

-산상수훈 묵상(23)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하라 하신 당신의 뜻 머리로만 알고 나를 위하여만 기도한 것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은밀하게 골방에서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아신다는 진리 자주 잊으며 남들이 알도록 큰 목소리로 남과 나라를 위한답시고 기도한 것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중언부언하지 말라는데도 나를 위하여 중언부언한 것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금식하며 기도해야 하는 데 사색인 얼굴로 표내며 금식하고 기도한 것도 용서하고 또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삭, 평화의 사람

이삭(Isaac)은 ‘웃음’이란 뜻으로, 아브라함이 100세에 낳은 약속의 아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75세였고, 그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약속하신 말씀이 있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창12:2)였다. 당시 그의 부부는 자녀가 하나도 없던 시절이었다. 아브라함이 이 말씀을 굳게 믿고 하란을 떠나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가나안 땅에서 산지 어느덧 25년이 되었다. 아브라함이 100세, 그의 아내 사라가 90세가 되었을 때 비로소 사라에게 태기가 있더니 아들을 낳았다. 100세에 난 기적의 아들 이삭, 외롭던 부부에게 날마다 웃음을 주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의 선물이었다. 이삭은 어려서부터 평화로운 성품으로 성장한 평화의 사람이었다. 자기를 죽이려는 아버지에게 절대순종한 아들 이삭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