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初雪 -채희문
그대 다시 오고 있구나 처음 그때의 숫처녀 그대로 그 순결한 살결 그대로 그대 하얗게 오고 있구나. 온 세상 새롭게 장식하듯 하얀 꽃무늬의 레이스 커튼을 내리듯 그 동안의 목마름, 기다림과 그리움까지 포근히 감싸며 흠뻑 적셔주듯 저 높고 높은 하늘과 이 낮고 낮은 땅 사이를 비로소 하얀 만남으로 이어주듯 퍼엉 펑, 퍼얼 펄 한량없이, 그지없이 우리의 가슴 속에 잃었던 동화의 나라 열어주며 성처녀처럼 성결하게 첫눈맞춤처럼 청신하게 신선한 눈짓으로 오고 있구나 신성한 숨결로 내리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