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첫눈初雪 -채희문

유소솔 2021. 12. 6. 00:02

그대 다시 오고 있구나

처음 그때의 숫처녀 그대로

순결한 살결 그대로

그대 하얗게 오고 있구나.

 

온 세상 새롭게 장식하듯

하얀 꽃무늬의 레이스 커튼을 내리듯

그 동안의 목마름, 기다림그리움까지

포근히 감싸며 흠뻑 적셔주듯

 

저 높고 높은 하늘

이 낮고 낮은 사이를

비로소 하얀 만남으로 이어주듯

퍼엉 펑, 퍼얼 펄

한량없이, 그지없이

우리의 가슴 속에

잃었던 동화의 나라 열어주며

성처녀처럼 성결하게

첫눈맞춤처럼 청신하게

 

신선한 눈짓으로 오고 있구나

신성한 숨결로 내리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