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4

첫눈初雪 -채희문

그대 다시 오고 있구나 처음 그때의 숫처녀 그대로 그 순결한 살결 그대로 그대 하얗게 오고 있구나. 온 세상 새롭게 장식하듯 하얀 꽃무늬의 레이스 커튼을 내리듯 그 동안의 목마름, 기다림과 그리움까지 포근히 감싸며 흠뻑 적셔주듯 저 높고 높은 하늘과 이 낮고 낮은 땅 사이를 비로소 하얀 만남으로 이어주듯 퍼엉 펑, 퍼얼 펄 한량없이, 그지없이 우리의 가슴 속에 잃었던 동화의 나라 열어주며 성처녀처럼 성결하게 첫눈맞춤처럼 청신하게 신선한 눈짓으로 오고 있구나 신성한 숨결로 내리고 있구나.

겨울 가고 봄이 오네

겨울이 가네. 겨울이 가네 흰 구름처럼 겨울이 가네. 쌀쌀한 바람 싫지만 함박눈 소복이 내리면 어릴 적 향수에 젖어 마음이 조금은 설레었지 꽃송이 하나 볼 수 없던 겨울이 가네, 겨울이 가네 흰 구름처럼 겨울이 가네. 봄이 오네, 봄이 오네. 초록 이슬처럼 봄이 오네 꽃샘바람 싫지만 봄비 사르르 내리는 날 시골 어머니 생각에 그리움이 차오르네 꽃송이 가득 피우려고 봄이 오네, 봄이 오네 초록 이슬처럼 봄이 오네. ----------------------------------

202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