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다 언덕에서 - 정려성(197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하늘에 계시던 님 세상에 내려 오사 십자가 짊어지고 골고다 오르실 때 하늘도 슬픔에 겨워 궂은비만 뿌렸다. 오르다 쓰러지고 쓰러져 다시 걷는 님 가신 길을 따라 핏자국 선연한데 태양도 두 눈을 감고 목을 놓고 울었다. 연약한 두 어깨에 우리 죄 다 지시고 한 걸음 또 한걸음 옮기신 그 자리에 들꽃만 안타까운 듯 고개 숙여 피었다. 시조 2023.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