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비가 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아침부터 한여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사람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집을 떠났습니다. 들이나 밭에서 사는 농작물들은 오랜만에 뜨거운 태양 볕을 받자 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지개를 활짝 켜면서 열심히 키를 키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엄마, 더워서 못 살겠어요.” 기산봉 기슭 선희네 고구마 밭에 사는 꼬마 강아지풀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소리에, 밭고랑 아래 고추밭에 사는 형 강아지풀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막내야, 이 고추밭으로 와라. 우리 키 크는 운동을 함께 하자.‘’ 고추밭에는 강아지풀 5형제가 살면서, 날마다 몸을 움찔움찔 키웠습니다. 그래서 몸이 통통해졌고 키도 제법 커졌습니다. 고추나무처럼 키 키우는 게 소원이지만 아직 어림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