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발 노릇 잘 할게요

유소솔 2023. 7. 7. 00:00

 

 

                                      신현득(90세, 1960년 조선일보 등단)

 

이 몸무게에 눌리고

신발에 갇혀 지내는 거 아시죠?

 

그래도 , 나는

불평을 않죠.

아래에서 위쪽을 받치는

누구나 힘들어요.

 

‘고마운 발’

그렇게 생각해 주세요.

‘내 몸을 그 위에 세우고

내 몸을 날라주잖어?’

그런 생각, 하세요.

 

고린내 난다고 나무람 말고

씻어주고 어루만져주세요.

노릇 잘 할게요.

 

발톱 깎아주고

예쁜 양말도 신겨주세요, 네.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과 꽃처럼  (19) 2023.07.19
연꽃에게  (31) 2023.07.15
두만강 물소리  (29) 2023.07.03
달팽이  (37) 2023.06.26
무서운 아이들  (22) 202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