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권정생(1937-2007)
달팽이 마을에
전쟁이 났다.
아기 잃은 어머니가
보퉁이 등에 지고 허둥지둥 간다.
아기 찾아간다.
목이 메어 소리도 안 나오고
기운이 다해 뛰지도 못하고
달팽이가 지나간 뒤에
눈물자국이
길게 길게 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