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권은영(창조문예 등단)
여름 햇살 속으로
순종으로 받아
내밀히 키워온 마디마디
태초부터 주신 생명의 씨
그 속에서 안고 있다.
지나가는 발길을 피해
나붓한 몸짓으로 내려 앉아
오색등을 환히
골목길을 밝힌다.
낮은 자리 내려와
받은 생명 가꾸어 온
살가움에는
아무도 모르게
축복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