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연필로 글을 쓰면
사각사각 소리 들려와
어린 시절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을 밟고
외갓집 세배 가던 때가 생각난다.
마른 향내 은근히 번져와
멍석에 누워 모깃불 향내 맡고
누나와 별을 헤던 때가 그리워진다.
- 제1동시집(1994)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