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게 춥던 지난겨울
꽁꽁 언 마을 호수
아이들이 왁자지껄
신나게 뛰놀았지
팽이 치는 아이들
썰매 타는 아이들
스케이트 지치는 아이들
지쳐 눈 위에 눕는 아이들
나는 미소로 지켜보며
솔가지 붓으로
떠오르는 동시를
얼음 위에다 크게 썼었지.
이제 봄이 된 호수에는
푸르른 물이 가득하고
얼음 위에 쓴 내 동시는 사라졌으나
큰 잉어 한 마리
물 위로 크게 솟구치는 걸 보며
아, 나는 기원했다.
내 동시를 먹은 물고기들이
싱싱하고 통통하게 자라
낚시로 사람들 밥상에 오른다면
그걸 먹은 사람들의 마음
모두 동심으로
변할 수 있기를
동심으로
환한 세상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