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식 시인(창조문예상)
태양계 택배로 보내신 햇살
오늘 잘 받았습니다.
선불로 부치셔서
나는 그저 공짜로 받습니다.
바람 끈을 끄르고
솜 같은 구름 싸개를 젖히니
속살이 쏟아져 나옵니다
한 모금 마시고
한 옹큼 샘물처럼 떠서
얼굴에도 부옇게 적십니다
남은 햇살은
창가에 매달아 둡니다
두고두고 아침마다
만나게 될 것을 생각하며
그침 없이 식지도 않고
다사론 밝음이 또한
낮의 부피만큼 번져갈 것입니다
선물로 보내신 햇살
한 생전 피부와 심장으로 받으며
늘 고맙게 여겨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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