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도착했습니다

유소솔 2024. 1. 20. 00:00

 

 

                                                               성현식 시인(창조문예상)

 

태양계 택배로 보내신 햇살

오늘 잘 받았습니다.

선불로 부치셔서

나는 그저 공짜로 받습니다.

 

바람 끈을 끄르고

솜 같은 구름 싸개를 젖히니

속살이 쏟아져 나옵니다

 

한 모금 마시고

한 옹큼 샘물처럼 떠서

얼굴에도 부옇게 적십니다

 

남은 햇살

창가에 매달아 둡니다

두고두고 아침마다

만나게 될 것을 생각하며

 

그침 없이 식지도 않고

다사론 밝음이 또한

낮의 부피만큼 번져갈 것입니다

 

선물로 보내신 햇살

한 생전 피부와 심장으로 받으며

늘 고맙게 여겨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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