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평화의 전도사 지미 카터

유소솔 2021. 1. 22. 20:19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003년 8월 25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다.

곰즈 씨는 지난 1월 25일 북한에 그들의 불의를 지적하고 시정을 목적으로 두만강 경계를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가 즉시 체포되어, 재판에서 불법 입국과 간첩혐의 등으로 노동교화 8년, 벌금 7000만원(한화 8억여원)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다.

 그런데 지난 7월에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곰즈가 자기를 구출해 주지 않은 미국 정부에 대해 실망하고 자살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전례처럼 미 고위급 인사가 북한에 와서 사과를 하고 곰즈를 데려가라는 북한의 노골적인 요구에 대해 한 사람 미국민의 인권 위해 미국이 응한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가 지대하다.

그는 1981년 미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10여년 간 국제분쟁의 화해를 중재하고 인권을 신장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공로도 많았다.  그는 세계적 집짓기 단체인 헤비타트의 고문으로, 세계를 돌면서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 싼값으로 살게 하여 사회와 경제개발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헤비다트는 각국의 빈민들에게 회원들이 망치를 들고 집을 지어 싼값으로 제공하는 평화의 세계봉사단체로 한국에도 지부가 있어 크게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의 빈민들에게 집을 지어주기 위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번인가, 방한한 적이 있었다.

 

 북한의 대미전략 중의 하나가 미국인의 입북이나 납북을 인질(人質)화하여 미 고위급 인사의 방북 조건으로 사과 받은 후, 상당한 요구를 통해 석방하는 등 실제적으로 상당한 재미를 봤었다. 이를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일대에 비상 경계병이 숨어 지키고 있다가 폐쇄된 북한왕국의 인권운동이나 선교활동, 또는 취재차 나타난 외국인사들이 좁은 강을 넘거나 또는 근처에 얼씬거리는 외국인을 가차 없이 납북하여 인질로 삼아 흥정하는 치졸한 전략이었다. 필자도 1998년 국경지역 중국에서 일하는 선교사의 안내로 두만강가를 둘러보다 한발짝 뛰면 북한 땅이어서 약간 유혹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96년 11월 미국인 헌지크 씨이다. 그가 바로 그곳에서 입북했다가 스파이 죄목으로 6년 징역형 받고 복역 중 북한이 석방을 위해 리처드슨 전 미 에너지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의 에너지문제를 타결하는 카드로 활용하여 석방시킨  전례가 있었다.

 

 지난 10월 11일 노르웨이의 노벨 평화위원회가 엄정한 심사 끝에 2002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선정, 발표했다. 지미 카터는 대통령 재임 시보다 퇴임 후로 더 유명해진 세계적 지도자이다. 그는 일찍이 이스라엘과 이집트간의 화해를 주재하여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통해 성사시킴을 계기로, 여러 대륙의 분쟁해결을 위해 어느 곳이라도 가서 중재하여 갈등을 화해로 정착하는데 노력하여 세계가 부르는 그의 별명이 ‘화해의 전도사’이다.

                                                                                                                             

 그 좋은 예가 1994년 카터-김일성의 회담이었다. 당시 북한은 유엔의 핵사찰을 반대하여, 한반도의 긴장이 극도로 악화되었을 때, 카터가 북한으로 날아가 김일성과의 회담을 통해

핵사찰을 수용하게 하였고, 동시에 김영삼- 김일성 회담까지 주선했다. 그러나 일정까지 잡힌 영수회담은 김일성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무산되고 말아 몹씨 아쉬웠으나      

그후 2000년 6월 15일 김대중-김정일 영수회담으로 발전 되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가져온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지미 카터는 백악관 주인으로 있을 때에도 주일이면 빠짐없이 워싱턴 근교의 교회에 가서 예배에 참석했고, 종종 장년부 성경공부도 인도하는 성실한 크리스천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그리스도의 말씀에 매료되어, 그의 삶을 철저히 그리스도의 말씀의 실천에 두고, 사랑과 평화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온 세계를 뛰어다니면서 말없이 일했다. 그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기독교인의 또 하나의 별명은 ‘평화의 사람‘(Peace maker)이다. 예수께서 하나님과 인간과의 화목제물이 되어 인류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이셨듯이 기독교인은 마땅히 우리 주변의 화해자가 돼야 한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다'(마5: 8)고 예수님은 산상수훈 8복에서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겸손하게 실천한 하나님의 사람 지미 카터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우리 모두 그를 본 받아야 할 것을 다짐해 본다. 

                                                                                                    -계간 크리스천문학(200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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