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박, 이 망국 병을 왜 허락했는가

유소솔 2021. 1. 19. 23:20

에드워드 기번(E. Gibbon)의 명저 ‘로마제국의 멸망’에서, 천년왕국 로마멸망 원인의 10가지 중에 도박이 들어 있다.  

검투사들의 피비린내 나는 결사적 싸움경기를 시민들이 미칠 듯 좋아했는데, 이 잔인한 놀이문화가 나중에는 도박으로 변하여 이 도박 때문에 모든 재산을 잃고, 심지어 아내와 자식들까지 노예로 팔리는 등 사회적 폐허가 극심했다 한다.

 

인류의 문명은 정신문화와 놀이문화가 함께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경제적 여유가 생겨나자, 놀이문화는 레저라는 미명으로 국가마다 필수적 사업이 되어 문화부라는 부서를 통해 다각적으로 계발함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산업이 되고 있어 이를 더욱 활성화하려는 추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레저산업에 자칫하면 도박이라는 독소가 스며들기 쉽기 때문에 이를

관장하는 당국자는 각별한 신경과 함께 드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도박은 마약처럼 습관성 정신질환이어서 한번 손을 대기 시작하면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완전히 폐인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부터 마약류는 망국병이기에 국가는 마약류에 대해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엄중한 처벌주의로 나가야 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레저산업인지 도박산업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도박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정부가 인가해 준 도박성 레저만 해도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가 버젓이 활개치고 성업 중이다. 뿐만 아니라 로또복권을 비롯하여 주택복권, 각종 체육복권 등 사행심을 조장하는 도박성문화에 누구 한번이라도 참여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 생활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풍조 속에서 최근 문제가 된 ‘바다이야기’나, ‘황금성’ 같은 사행성 PC게임방이 당국의 허가를 얻어 버젓이 전국에 15,000개 사업장이 주택가에 까지 파고들어, 가난한 서민들이나 판단력이 흐린 청소년들의 인생을 삽시간에 날려버리는 사회의 독버섯이 되어 있다. 도박은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무력화하고 황금만능과 한탕주의의 병리현상을 파생시켜 사회와 국가를 망치게 하는 망국의 병이며 죄악인 것이다.

                                                                                                                     

이 사행성 도박을 허가해준 노무현 정부는 공무원들의 정책실패였을 뿐이라고 단순처리하려고        했지만, 정황으로 볼 때 불법을 허가해준 배경에는 막대한 권력의 실세들에게 무차별적인 금전        비리가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어 단순치만은 않을 것 같다. 즉 정치자금을 위해 권력의 실세들이      압력을 가했고, 허가의 대가로 업주들은 막대한 자금을 뇌물로 준 상생의 관계를 엿보여준다.

                            

‘바다이야기’의 허가로 말미암아 서민들은 6조원을 잃었고, 상품권 환전상은 5조원을 벌었으며, 업주들은 수입금 중 3분의1 정도를 공무원 증여로 사용했다고 실토한다. 만일의 경우 자기들이 구속된다면 수뢰자들의 명단공개로 자폭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이에 당국도 전전긍긍하고 있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앞으로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가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이지만, 나라를 온통 망국의 도박장으로 만들고도 이를 죄악으로 깨닫지 못하는 우매한 공무원들을 엄벌해야 하며, 국정책임자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모든 사행성 사업체들을 일절 허가 취소하는 단호한 결단의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교회는 과거 개화기 때 금주금연과 함께 축첩, 도박들을 엄격히 금하여 민족의 도덕성 함양에 크게 기여한 역사적 사실을 본받아 이제 다시 한번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그리하여 각종 도박장 폐쇄, 복권제도 폐지, 부정부패추방 등 일대 정신문화혁명의 봉화를 올려야 할 때임을 자각해야 한다.

                                                                                   - 주간 ‘크리스천한국‘신문(200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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