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의 뜻과 죽음 훈련

유소솔 2021. 1. 1. 23:11

 

로렌스 중위는 크리스챤으로, 중동 사막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 보병부대의 장교다.                

그는 터키군에 의해 황량한 사막으로 쫓겨난 아랍인 부족을 돕기 위해 이곳에 파견 되었다.       

그가 아랍인 용사 50인을 이끌고 거친 사막을 낙타를 타고 며칠동안 사력을 다해 지나고

있을 때 낙타 한 마리가 홀로 일행을 따라왔다. 아랍인 두목은, 그 낙타는 카심이란 부하의

것인데 카심은 사막에서 낙오되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로렌스가, 왜 그를 데려오지 않았는가? 하고 묻자, “알라 신의 뜻이다.”하고 두목이 대답했다.

 

로렌스는 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하루 절반을 외롭게 되돌아가 사막에서 죽어가는 카심을 구해, 낙타 뒤에 매달고 기진맥진하며 겨우 돌아왔다. 진지에 도착했을 때, 두목이 급히 마실 물을 그에게 건네주면서 신의 운명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군.”하자, 로렌스는 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 이것이 신의 뜻이다.”고 말한 후 졸도했다. “아라비아 로렌스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우리는 이 짧은 실화사건을 통해 이슬람교 신의 뜻과 기독교 신의 뜻의 차이와 함께 그에 따른 엄청난 결과를 헤아릴 수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알라 신의 뜻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여 절대 복종만이 있을 뿐이다. 그에 비해 기독교는 하나님의 뜻을 인간구원에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해 어떤 운명이라도 극복하며, 때로는 희생을 기쁨으로 감수함으로 사람들을 구원해 낸다. 

 

 지난 2월에 일본에서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의 희생 사건이 있었다. 저녁 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술 취해 철로로 떨어진 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철로로 뛰어들었다가 들어오는 전동열차에 치어 희생당한 사건을 두고 일본사회는 크게 감동된 듯. 그를 추모하는 꽃다발로 무덤이 덮였다. 이수현씨의 희생은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지난 3월 서울과 부산에서 각기 일어난 화재현장에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러 불 속에 뛰어들었다가 희생당한 119 소방대원 10여명이 있었다. 119대원들의 숭고한 죽음에 대해 국민적 감동이 크게 일어 그들에 대한 특별보상금 지급과 함께 119대원들의 처우도 상당히 개선되었다. 놀라운 것은 순직한 그들의 한 유품에서 기도문이 발견됨으로서 그들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음이 확인 되었다. 그 기도문의 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제가 부름을 받을 때 하나님이시여 ---                                                         

아무리 강열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불 속으로 던지는 희생은 바로 예수의 가르침이며, 십자가 희생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에 따른 것이다.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다.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낮추고 자기를 십자가에 죽이는 40일 경건훈련 기간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성장했고 거대해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더욱 어두워만 가고, 지성인들은 교회를 외면하며 비판한다. 왜 그럴까? 교회의 집단 이기주의 때문일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예수님처럼 한국교회의 희생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순절기간을 통해 한국교회는 더욱 낮아지고 십자가를 지는 희생훈련을 철저히 감행해야 한다. 그리하여 고난의 주님과 함께 죽고 부활의 주님과 함께 부활함으로 진정한 새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하나의 밀알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거두리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크리스천에게 주시는 지엄한 교훈임을 명심해야 한다.

                                                                                              - 크리스천한국신문(200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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