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장 아름다운 손

유소솔 2024. 5. 17. 00:00

 

 

명절을 맞아 넷이 부모의 집에 모였다.

식사를 마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누구의 손이 가장 예쁜가 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기의 손이 제일 예쁘다고 말했다.

그래서 각자 손을 보인 후 투표로 가장 아름다운 손을 선정하기로 했다.

 

큰딸부터 막내까지 메니큐어를 바른 길고 고운 자기의 손을 내놓았다.

“이제 어머니도 손을 보여 주세요”

모든 자녀들이 어리광을 부리듯이 말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얘들아, 내 손은 늙어 쭈글쭈글하고 해서 너희들 손과 비길 수가 있겠니?

나는 포기하겠다. 너희들끼리 해라.”

 

그래도 들이 자꾸만 졸라 어머니는 할 수 없이 손을 내밀었다.

쭈글쭈글 한 손등, 거칠어진 손마디, 닳아 없어진 손톱, 그것은 흉한 손이었다.

자녀들의 매끄럽고 고운 손과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딸들은 일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조용히 말씀하셨다.

“이게 너희 어머니 손이다. 너희를 기르느라 갖은 고생을 다 한 손, 너희들 먹여 입

히느라 거칠어진 손, 저 손마디에 맺힌 어머니 사랑을 너희는 외면하구나”

아버지말씀을 들은 자녀들은 숙연해졌다. 누구는 눈물까지 보였다.

 

투표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종이를 펴자 거기에는 한 결 같이 이렇게 써 있었다.

‘어머니의 손’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었다.

 

                                                              -친구에게 받은 메일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제 節制  (33) 2024.07.10
약점  (44) 2024.05.22
심은 대로 거두리  (46) 2024.04.18
위를 바라보라  (37) 2024.02.29
무대와 배우  (53) 202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