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유소솔 2021. 4. 27. 12:14

                                                                 

 

호숫가 한 바퀴 산책하다

나무다리 건너려는데

힐끗 내 시선을 사로잡는

샛노란 얼굴 

 

걸음 멈추니

물가에 우뚝 선 십여 송이

꾸벅꾸벅 인사한다.

 

눈길 주는 사람

나밖에 없어서일까

 

꽃말이 ‘자존심’이라는데

그 뜻 따라 매일 한 번씩 찾아

친구처럼 미소로 눈짓한다.

 

다리 밑에서 사는

물오리 찾는 사람 많지만

 

이곳을 찾는 내 마음은

어떤 고독이 슬며시 깃든

청초하고 아련한 샛노란 꽃잎

 

문득 하늘 먼저 오른 정인情人 생각에

잊을 수 없는 노란 그리움 찾았으나

 

열흘 후 그만

모두 시들고 말아

 

이젠 꿈에서나 그리며

기도의 길로 찾아가련다.

 

- 용인동백 호수에서(20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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