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다음세대와 다른세대

유소솔 2021. 5. 1. 23:25

                                                       

                                                                               

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어린이. 좀 더 넓게 생각하면 ‘다음세대(next generation)’입니다. 

구약의 사사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한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하고 살아 있는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큰일을 본 자들이 사는 날 동안에 야훼를 섬겼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가 죽고, 여호수아와 같이 하나님의 역사를 보았던 그 세대의 사람들이 다 죽고 난 다음에는 아주 심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을 믿었던 세대가 세상을 떠난뒤, 그 다음 세대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했고, 하나님께서 자기 민족을 위하여 행하신 일들도 전연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전 세대의 신앙을 물려받아 공유하는 ‘다음 세대’(next generation)가 되어야 하는데, 이전 세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대’(another generation)가 되어 버렸습니다. 신앙을 전수 받아 그 역사를 발전시키는 ‘다음세대’가 아니라, 모든 것이 단절되어 사실상 신앙의 대(代)와 역사가 끊기는 ‘다른세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닉슨 대통령 때에 미국의 대법원장을 지냈던 포터 스튜어트(Potter Stewart) 판사가 어느 날 법정에서 자신이 존경하는스승의 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의 죄목은 사문서 위조였습니다. 그 판사는 순간 난감해졌습니다. 그 피고인의 아버지가 쓴 유명한 책의 제목이 바로 '신용을 지키는 법'이었기 때문이지요. 

 

판사가 묻습니다. “당신 아버지는 법학자로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시는 분인데 어떻게 당신은 이처럼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습니까? 아버지의 책을 읽어보지도 않았습니까?” 그 때 그 피고인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네, 저도 그 책을 기억합니다만, 저는 그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그 책을 쓰실 때 제가 아버지의 도움이나 충고나 사랑을 받으려고 응석을 부리면 그 때마다 귀찮아하시면서 야단하셨지요. 책의 원고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말이죠.” 

 

그렇습니다. 이 피고인의 아버지는 위대한 법학자였음이 분명하지만 위대한 아버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위대한 사람이 위대한 자녀를 키워내는 것이 아니지요. 위대한 부모만이 위대한 자녀를 만듭니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에서는 성공했지만 가정에서는 실패한 채 자녀들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교회지도자의 가정에서도 이런 일들이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어떻습니까? 당신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들을 방치하고, 신앙도 버려두고 있지나 않으신지요? 

하나님의 자녀를 맡아 하나님의 말씀대로 키우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과연 무엇일까요?

 

자녀의 양육, 힘든 것입니다. 더구나 신앙양육은 결코 쉽지 않고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보람되고 흥분되는 일입니다. 자녀가 말씀 안에서 자라고 그 영혼이 구원받을 뿐 아니라 하나님이 설계하신 그대로 모든 가능성과 잠재력이 발휘되도록 각자의 가정뿐 아니라 공동체가 힘을 쓸 때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도래케 하는 일에 우리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자녀는 결코 애물단지가 아닙니다우리의 한(恨)을 풀어내는 도구도 아닙니다

한 아이에게 하나님이 심어 놓으신 가능성의 꽃을 피워낼 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다음세대가 다른세대가 되지 않도록 다음세대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 있는 어린이 주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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