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줄기 따라 차로 오르다
일천 오백년의 세월 전에
빼앗긴 우리의 땅에 잠시 머문다.
손 내밀면 모두 잡힐 듯한
중국의 훈춘 지나
‘방천‘이라는 곳
세 나라의 국경비가 서 있어
새삼스레 놀란다.
내가 서 있는 다리 중간에
다리 저쪽은 북한 땅
다리 이쪽은 중국 땅
중국 땅에 이어지는 러시아 땅
옛 부터 우리 두만강은
지금도 유유히 흐르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전엔, 여기 모두 우리 땅
우리 조상 고조선과 고구려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발해의 땅 아니던가.
옛 우리 조상들 기상에 비해
왜 우리는 이토록 허약할까?
안타까워 기도할 때
문득 들려오는 하늘의 음성
- 내가 너로 이방의 빛을 삼아
나의 구원을 땅 끝까지 이르게 하리라(사 49: 6)
우리 조국에 주시는 말씀
나는 소망을 품고 하늘을 우러른다.
- 1998.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