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노래(9)
-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서울 있는 큰 아들 내외 형편 때문에
지난해부터
둘째 아들 내외와 손녀 손주 삼남매 데리고
역귀성한 셋째날인 한가위 아침
월드컵 공원 찾아 나선다.
도착하여 보니
꽤 오래 전에는 코 잡지 않고는 지나지 못하던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와 그 주변
100만평이 넘는 여러 공원으로 변해 있었다.
월드컵 개최된 2002년에 만들었다니
2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그대는 인간이 버린 거대한
난지도 쓰레기 산을 공원으로 만들어
아직도 메탄가스 뽑아내면서
각가지 색깔의 꽃들갖가지 색깔의 꽃 달고 있는
억새들을 하늘 향해 춤추게 하고
나비들도 날게 한다.
이름마저 아름다운 하늘공원 찾아가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사진도 찍는다.
내려다보니 한강 유유히 흐르고
저 멀리 성산대교 보인다.
우리 인간들은
버린 쓰레기 산을 어찌 할까 고민했지만
억새들 자라게 하고 나비 날게 하는 것은
모든 것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당신의 말씀에 순종한 그대이다.
오늘도 인간들은 쓰레기를 내보내고
그대는 또 다른 하늘 공원 만들기 위하여
온갖 냄새나는 그것들을 품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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