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엄기원(1937~ )
하루 종일
시끄럽던 세상이
어쩌면 딴 세상처럼
새벽은 이렇게
고요하고 깨끗할까?
누군가
크신 분이
몰래 다녀가신 게 분명해.
대지 위의 나무와 풀에겐
혹시라도 단잠을 깨울까봐
가는 체로
물방울도 걸려 내렸구나!
새벽 이슬
촉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