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18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유안진)

유안진(1942~ ) 슬퍼지는 날에는 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진 그리운 그곳으로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 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 개울가의 미나리아재비, 물봉숭아 어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퀴 산나초가 어째서 별똥 떨어진 그 자리에서 피는가를 어른들아, 어리석은 어른들아 사는 일이 참말로 엄청 힘들거든 작고도 순수하게 경영할 불도 알아야지 작아서 아이 같은 고향마을로 가서 밤마다 떨어지는 별똥이나 생각다가 엄마 누나 무릎 베고 멍석자리 잠이 들면 수모도 치욕도 패배도 좌절도... 횃불 꼬리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 찬란한 별똥별이 되어주지 않을 꺼나?

우리는 어떤 거울을 보며 살고 있는가?

백설공주라는 동화를 아시지요? 이 동화에서 정말 불쌍한 사람이 누구일까요? 일곱 난장이가 아니라, 바로 질투에 휩싸인 마녀 왕비입니다. 마녀가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왕비가 한 일은 바로 거울 앞에 서는 것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하고 물으면, 거울은 “왕비님이 제일 예뻐요.”라고 말합니다. 그럼,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교만한 인생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도 거울에게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백설 공주가 제일 예쁩니다.”하고 거울이 말합니다. 왕비는 백설 공주에게 질투를 느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