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하는 곶감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빛 서린 곶감들 처마 아래 햇살이 눈부시다. 맨 몸으로 벌을 서며 따가운 햇살에 몸 비틀고 찬 서리, 눈보라에 인동초忍冬草 나날들 몸에 벤 떫은 맛 단맛으로 변할 때까지 곶감은 단식 중이다. - 월간 창조문예(2018- 10호) - 소솔 제2시집(2019)에 수록 시 2020.11.16
믿음이란 믿음이란 바라는 것의 실상(히 11:1) 씨앗을 보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 주렁주렁 열매까지 맺히는 걸 상상할 수 있는 것 달걀을 보면 노란병아리로 깨어나 “꼬끼요!” 홰 치고 우는 닭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것 어린이 보면 가정의 좋은 어버이 우리 사회의 건실한 시민 하늘나라 거룩한 백성 되는 꿈을 꾸는 것 주여,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 상록수문학(2014-여름호) - 소솔 제2시집(2019)에 수록 시 2020.11.16
빈집 하나 짓고 싶다 나는 그곳에 빈집 하나 짓고 싶다. 잃어버린 자아 찾는 사람이면 돈 없이 누구라도 며칠 쉴 수 있는 생수 같은 맑은 시내가 있고 작아도 천하지 않은 초가삼간 마당에 철따라 꽃들이 피고 과일나무도 있어 심심치 않아 볕이 잘 드는 남향에 밤엔 달도 별도 초롱초롱 보이는 집 여름에는 모기향 피울 수 있고 겨울에는 군불 지피는 땔감도 있어 인생의 의미 찾기에 도움 되는 좋은 책들과 성경도 꽂혀 있어 사람이 그립다 하면 이웃에 사는 우리 내외가 달려가 이런저런 얘기하다 주님 만나도록 돕고 허기지면 우리 집 소찬으로 모시고 싶다. 만년설이 덮인 먼 산을 바라보며 옥 같은 물 흐르는 수정水晶 마을 그곳에 빈집 하나 짓고 싶다. 하늘나라 닮은 그런 집 하나 짓고 싶다. - 작시(2013. 01. 18) - 월간 창조문.. 시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