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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고구려 후예들이여

고구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우리 민족의 위대한 기상氣象 남으로 아리수 북으로 압록과 두만을 넘어 드넓은 요동벌판에 도읍하여 살수대첩으로 수隋나라 멸망 촉발하고 요동 벌 전투에서 당唐 태종 물리쳐 을지문덕, 양만춘, 연개소문 이름들 천하에 떨쳐, 고국천왕과 광개토대왕, 그리고 장수왕 3대에 걸친 영웅들의 가슴 넓이만큼 동북아시아의 영토가 확장되어 한 민족의 원조 고조선 땅을 모두 되찾은 웅대한 기상 서린 절대군주 앞에 왕들이 벌벌 떨며 앞 다투어 조공租貢 바친 장구한 7백년의 역사는 그야말로 위풍당당 그것이었다. 일찍이 창조주의 섭리 속에 전개된 이 엄연한 역사적 진실이 지금도 중국 집현 땅에 광대토대왕 비석으로 우뚝 서 있는데 언제부터 우리는 그 드넓은 요동 벌판 다 빼앗기고 압록강, 두만강..

2019.01.27

산에 오르는 이유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지만 또 다른 이유 있어 나는 산에 오른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미소 어리고 가벼운 대화에도 진실 깃들어 시정市井에서 행세하던 오만傲慢 꼬리 감추고 세파에 겹겹이 입은 위선僞善 스스럼없이 옷 벗는다. 옛날 의義로운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오늘도 나는 자아 찾아 나서는 순례자 되어 또 산에 오른다. - 공간문학시인집 ‘한강의 등대’ (1996) - 제1시집 ‘사랑과 평화’에 수록(2013)

2019.01.27

죽향竹香

전라도 담양에는 죽향이 있다. 울창한 대숲을 뚫고 찾아 온 한줄기 봄 햇살이 팔뚝만한 대나무 그 텅 빈 가슴을 두드리면 파아란 댓잎들이 날개로 춤을 추며 은은한 향내 번져와 심신을 정갈케 한다.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대나무들 그 끝을 찾다 현기증 일어 지그시 눈 감고 죽향 마시면 세상의 욕망이 덧없이 사라져 유배지流配地의 한을 달랬다는 옛 선비들의 지순한 마음 사계절의 푸름 따라 상록수 되어 영원을 지향하고 있다. 삶이 괴로울 때면 일상을 훌쩍 떠나 담양에 가자. 그곳에는 우리를 새롭게 하는 죽향이 있다. - 소솔 제1시집 수록(2013)

2019.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