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유소솔 2024. 12. 17. 00:18

 

 

                                          안도현(소월 문학상)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음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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