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잡초 인생은 없습니다

유소솔 2021. 5. 30. 00:41

                                             

 

「잡초는 없다」라는 책을 쓴 윤구병 교수가 있습니다.

전에 어느 대학의 철학 교수로 15 정도를 가르치다가 뜻이 있어 변산 반도의  농촌으로 귀농해 농사꾼이  그는

초보 농부가 겪은 에피소드로 부터  땅의 교육과 자연을 걱정하는 이야기들을 담은 책입니다.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올 이른 봄에 겪었던 ‘잡초’사건이 기억난다. 마늘 밭을 온통 풀밭으로 바꾸어놓은 그 괘씸한 잡초들을 죄다 뽑아 던져버린 뒤에야 그 풀들이 ‘잡초’가 아니라, 별꽃나물과 광대나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정갈하게 거두어서 나물도 무쳐 먹고 효소 식품으로 바꾸어도 좋을 약이 되는 풀들을, 내 손으로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 돋아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대시하여 죄다 수고롭게 땀 흘려가며 뽑아서 버렸으니 참 어리석기도 하지.

 

자연과 사람을 귀히 여기는 그의 얘기는 마음을 기름지게 할 지혜가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그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대목은 저자가 제목으로 사용한 구절입니다. ‘잡초는 없다!’ 

심지 않은 망초, 씀바귀, 쇠비름, 광대나물 따위를 ‘잡초’로만 알고 모두 뽑아버렸는데 실제로는 그것들이 소중한 약초이거나 나물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이 세상에 잡초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자본주의 논리나 인간의 이익 추구의 논리에서 보니까 잡초일 뿐이지, 알고 보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창조물이요, 생태를 이루는 귀중한 구성원이라는 것입니다. 만물을 오직 인간의 잣대로 재려는 인간 중심주의를 버리면 귀찮은 들풀도 아름다운 창조물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잡초 인생이란 없습니다. 

 

가난했던 나사로의 가정에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나사로가 불치병에 걸려 결국 죽었습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나사로는 잡초가 아닙니다.  그의 죽음 소식을 듣고 예수님이 찾아가서 이미 죽어 나흘이 된 무덤에 가서 “나사로야 나오너라!” 고 외치자 나사로가 수의 입은 채 무덤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나사로는 아직 할 일이 남았습니다.

 

인간의 욕심에서 보면 세상에서 병들고 아무 필요가 없는 ‘잡초’같은 인생이지만, 그러나 영의 눈으로 보면 거기에는 깊고 소중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습니다.  성도는 이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지도록 부르심 받은 하늘나라 백성들입니다.  

이 주간도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여러분의 삶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