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감동 이야기

한국의 간디 김성혁 장로 2

유소솔 2021. 7. 29. 23:59

 

 

부채(負債)의식으로 시작한 장학사업

김성혁 장로가 이처럼 그의 과외강습비를 대학생 장학금으로 사용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중학생 때부터 선교사의 장학금으로 공부했고, 또 일본유학도 선교사들 장학금으로 공부해 평생 편하게 살 수 있었으니,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채의식 때문이었다.

사도 바울이 선교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그 많은 영혼들을 구원했듯 김성혁 장로의 가슴에 깊이 박힌 장학에 대한 부채의식은 그의 끊임없는 실천을 통해 수많은 가난한 학생들의 교육을 잇게 했으며, 그 수준을 향상시켜 사회에 공헌케 했다.

또 나중에 그의 도움 받은 사람들은 가난한 학생들 뿐 아니라, 가난한 성도들의 사업자금과 대구 근처의 농촌 미자립 교회나 교역자들, 그리고 생활고에 시달린 나환자들에게까지 그 혜택이 넓게 번져갔다.

 

특히 그는 경북 일대의 가난한 농촌교회의 건축비 전액을 드려 완공하기도 했다. 그곳은 하북교회, 중율교회, 태촌교회, 상주동부교회, 신상교회, 신안교회, 대성교회, 대덕교회 등 8교회나 된다. 이 중 그가 어떤 교회들은 대지를 사서 교회를 건축했고, 또 건축하다 돈이 없어 중단된 것을 완공할 때까지 건축비를 댄 교회들도 있다.

이런 그의 숨은 봉사의 손길은 크지만, 이 일은 오직 그가 출석하는 교회 권영숙 전도사를 통해서 비밀스럽게 했다. 그는 예수님이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글자 그대로 실천하기를 힘썼기 때문이다.

 

그럼, 그가 소천하기 전까지 그가 베푼 장학금과 기타 가난한 자들의 지원금의 액수는 얼마나 될까?

약 30년 동안 그가 베푼 이웃 사랑의 혜택은 무려 약 20억 원 이상 될 것이라고, 생전에 그가 다닌 교회의 여전도사이며, 김장로의 이웃 사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동시에 심부름을 직접 한 권영숙 원로전도사가 밝힌다.

김성혁 장로가 1986년에 소천했으니, 당시 이만한 금액이면 대형 빌딩도 살 수 있는 큰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늘 낡은 군화 한 컬레와 낡은 양복 한 벌로 만족했으며, 식사는 보리밥에 된장국과 빈대떡 하나였으니, 그가 분명 기인(奇人)이 아니면 이웃 사랑을 위해 인간이 된 천사가 아닐까?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영어학원의 불법과외 고발당하다

그의 시사영어 과외수업은 대구는 물론 경상북도 일대에 아주 유명했다.

그래서 인가를 받은 대구의 영수학원들은 대입을 위한 고교생 외에는 찾아오는 대학생들이 별로 없어 운영하는데 지장이 많았다. 그래서 집 근처 영수학원에서 그의 불법과외를 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남대구경찰서의 형사가 김 교수의 집에 와서 영어수업하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

형사는 상대가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현장을 급습하지 않고, 수업이 끝나서 학생들이 돌아가고 난 다음에야 자기 신분증을 내밀고 신분을 밝혔다.

 

“교수님. 다른 학원에서 불법과외 고발을 신고해서 왔습니다. 그리고 불법과외 현장을 지켜보았습니다. 현직 국립대학의 교수로, 불법과외는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왜 자택에서 이런 불법과외를 하십니까? 돈 때문입니까?”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가난해서 대학공부하지 못하는 인재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과외를 해서 그 수입으로 대학생들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먼저 수입과 지출기록을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 교수가 잡지책 수십 권을 내 놓았다. 영문으로 된 뉴스위크였다. 그리고 맨 뒷장의 공백에 깨알 같은 글씨를 펼쳐보였다. 그것을 살피던 형사가 깜짝 놀랐다. 수입기록은 흔한 노트가 아닌 영문 뉴스위크 뒷장에 볼펜도 아닌 연필로 쓴 잡지 수십 권이었기 때문이다.

 

“교수님. 이게 수입 장부입니까? 노트에 기록해도 되잖습니까?”

“좋은 노트를 살 돈이 있으면 그것을 아껴서 선한 일에 쓰면 더 좋지 않겠소?”

“선한 일에 쓴 다구요? 그럼 지출장부를 보여주시지요.”

 

김교수가 또 다른 잡지 수십 권을 내 놓았다. 영문으로 된 다이제스트였다. 뒷장마다 지출내역을 꼼꼼히 적은 기록이었다. 그곳에 장학금이나 구제를 한 사람들의 이름과 금액이 소상하게 적혀 있었다.

그래서 형사가 돌아가다가 몇 사람을 찾아가 확인한 결과 모두 사실일 뿐 아니라. 모두들 김 교수에게 감사하다, 훌륭한 분이라고 치하를 하지 않은가?(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