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마스크와 민들레

유소솔 2020. 12. 12. 20:21

짧은 동화                                                 

아유, 답답해. 미치겠네.”

민이는 마스크를 쓸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다. 아빠나 엄마도 처음이라고 하셨다.

민이는 날마다 오전과 오후 컴퓨터 4시간 수업에는 참을 수 있다. 수업 마치고 가는 외출 허락에 엄마는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마스크 쓰고, 호수공원에 가서 꽃과 이야기하고 1시간 만에 돌아오라는 것이다.

엄마, 내가 꽃과 어떻게 이야기해요?”하고 묻자, 엄마는 아무 꽃 앞에 가서, 먼저 이야기하면 꽃의 말이 들린다고 하셨다. 그는 시인이신 엄마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냥 잊고 말았다.

 

9월이 되자, 문득 엄마 말씀이 생각난 민이는 호수 둘레의 꽃들을 찾아서 한 번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찾은 것이 홑씨만 남은 민들레였다. 날아갈듯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 날고 싶니?”하자, “그래, 날고 싶어.”하는 대답이 들리는듯했다.

그럼. 내가 도와줄게, 나비처럼 훨훨 날아서 마스크 없는 곳에 가서 행복하게 살아라.”

민이는 잠시 마스크를 벗고 힘을 모아 훅! ! ! 불었다.

그 순간 민들레 홑씨들이 각각 날개를 펴 바람 따라 하늘 멀리 훨훨 날아갔다.

민이 마음도 훨훨 날았다. 저 홑씨들이 내년 봄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노랑민들레로 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기뻤다.

민이는 내일부터 날마다 민들레 홑씨를 찾아 날려 주리라 다짐했다. 이제 민이는 마스크를 써도 답답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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