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화
“아유, 답답해. 미치겠네.”
민이는 마스크를 쓸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다. 아빠나 엄마도 처음이라고 하셨다.
민이는 날마다 오전과 오후 컴퓨터 4시간 수업에는 참을 수 있다. 수업 마치고 가는 외출 허락에 엄마는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마스크 쓰고, 호수공원에 가서 꽃과 이야기하고 1시간 만에 돌아오라는 것이다.
“엄마, 내가 꽃과 어떻게 이야기해요?”하고 묻자, 엄마는 아무 꽃 앞에 가서, 먼저 이야기하면 꽃의 말이 들린다고 하셨다. 그는 시인이신 엄마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냥 잊고 말았다.
9월이 되자, 문득 엄마 말씀이 생각난 민이는 호수 둘레의 꽃들을 찾아서 한 번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찾은 것이 홑씨만 남은 민들레였다. 날아갈듯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너, 날고 싶니?”하자, “그래, 날고 싶어.”하는 대답이 들리는듯했다.
“그럼. 내가 도와줄게, 나비처럼 훨훨 날아서 마스크 없는 곳에 가서 행복하게 살아라.”
민이는 잠시 마스크를 벗고 힘을 모아 훅! 훅! 훅! 불었다.
그 순간 민들레 홑씨들이 각각 날개를 펴 바람 따라 하늘 멀리 훨훨 날아갔다.
민이 마음도 훨훨 날았다. 저 홑씨들이 내년 봄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노랑민들레로 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기뻤다.
민이는 내일부터 날마다 민들레 홑씨를 찾아 날려 주리라 다짐했다. 이제 민이는 마스크를 써도 답답하지 않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