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로 가자

유소솔 2022. 7. 30. 00:08

 

       

         냇가로 가자

                                박희진(1931~ 2015)

 

아이야 우리 냇가로 가자

맨발로 맨발로 냇가로 가자

맑고 시원한 생명의 물에

아이야 네가 먼저 손발을 담그어라

네 새끼손가락은 송사리 될 것이고

엄지발톱은 진주로 빛나리라

물 위에 비친 네 두 눈

물매미 되어 빙글빙글 돌 것이고

네가 웃으면 앞니 빠진

얼굴이 귀여워서 나는 맞추리

하늘의 복숭아 냄새 나는

이윽고 나는 풀밭에 늘어지리

물에 발 담근 채 하늘에 눈 주다가

도 없는 단잠에 떨어지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0) 2022.08.11
소라 이야기  (0) 2022.08.06
연꽃  (0) 2022.07.27
그대 오시라  (0) 2022.07.18
장엄한 일몰  (0) 202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