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일몰日沒
- 김소엽(대전대 석좌교수)
해의 죽음을 보았는가
해는 장엄하게 죽어서
해는 다음날 다시 태어난다.
당신의 늙음 곁에
가만히 당신 손등 어루만지는
햇살처럼
당신의 불면의 밤
조용히 차올라
당신의 침상을 지키는
보름달처럼
신神을 모두 떠난
빈자리에
소리 없이 당신 옷깃에 스며드는
바람처럼
나는 당신 곁에서
일몰을 지키리
가득
그리움 번져
타는 진홍의 색깔로
당신 가는 길 수 놓은 노을처럼
장엄하고 아름다운
일몰을 지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