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24

나뭇잎 편지

몇 차례 비가 오고 찬 서리 내리자 나무들이 서둘러 옷을 벗고 편지를 날려 보낸다. 단풍 잎은 빨갛게 빨갛게 더욱 열심히 살라하고 은행 잎은 노랗게 노랗게 서로 정답게 살라하고 오동 잎은 드넓게 드넓게 서로 감싸며 살라한다. 가을은 나무들 옷자락 편지를 주워 읽는 계절이다. - 소솔 제1동시집(1991) 수록 - 5,6학년 동시교육교재 수록(1998) ------------------------------------------ 이 동시를 읽으면 나무 한그루, 풀 한 뿌리도 우리에게 무심한 것이 없음을 알게 한다. 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나, 놀하게 물든 은행잎이나, 하다못해 갈색으로 물들어 있는 오동잎 까지도 우리에게 큰 의미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니 시인의 사명이 얼마나 크..

동시 2020.11.20

먼 바다

멀고 먼 푸른 바다 헤엄을 치고 보트를 저어보고 모터보트로 신나게 달려보지만 끝 간 데 몰라 아이들은 잠잘 때마다 수평선 넘나드는 꿈을 꾼다. - 소솔 제1동시집 수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평) 망망대해! 그 넓은 바다를 꿈꾸는 어린이의 세계. 오늘의 도시 어린이들은 공부와 과외에 짓눌려 살아가고 있다. 옛날보다 물질적 혜택은 많이 누리고 있지만, 자연 속에서 뛰놀면서 미래의 아름다운 꿈을 키워 갈 틈이 없어 안타깝기만 한다. 이런 현실을 알기 때문에 류 시인은 라는 크고 넓은 꿈 같은 멋진 동시를 어린이들에게 선사하고 있는지 모른다.(엄기원 아동문학연구회장)

동시 2020.11.20

꽃이 사는 이유

이 세상 고운 빛깔 모두 모아 하나님은 꽃을 만들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빛깔 중에서 벚나무에게 흰 빛을 개나리에게 노랑 빛을 진달래에게 진분홍빛을 예쁘고 샘이 많은 장미에겐 가시와 함께 빨강, 노랑, 하양, 분홍, 까망... 원하는 빛을 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꽃들마다 향주머니 하나씩 안겨주었습니다 그래서 꽃은 제각기 다른 빛깔로 제각기 다른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며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 소솔 제2동시집(2001)에 게재 - 한국기독교 시의 주류 '사랑의 시학' 수록(2020) ----------------------------------- (시평) 이 시는 2019년 최규창 시인이 기독교신문 연재 에서 대표적 기독교 시의 하나로 선정했다. '태초에 하나님의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 1)는..

동시 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