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유소솔 2023. 8. 14. 00:02

 

                                             심 훈(1901-1936)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

 

목숨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인경을 머리로 들이 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 하거든

드는 로 이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을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오리다.

 

우렁찬소리를 한 번만이라도 듣기만 하면

자리에 꺼꾸러져도을 감겠소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팔꽃  (47) 2023.08.19
1945년 8월 15일  (30) 2023.08.15
  (32) 2023.08.12
태풍과 기도  (30) 2023.08.10
바 다  (30) 202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