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행복한 생각
어느 공간이 엉망으로 혼란스러울 때, ‘쑥대밭이 됐다’라고 표현합니다.
쑥대밭이 망가지고 폐허가 됐다는 뜻인데,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 표현이 적절해 보입니다.
이상 고온과 자연재해, 그리고 사람들의 분열과 혼란으로 우리의 마음도 분요스럽습니다.
그러나 쑥은 강한 생명력의 상징인데, 건조하거나 추운 날씨에도 잘 적응합니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가장 먼저 돋아난 것이 바로 쑥이었다고 합니다.
버려진 땅, 폐허의 땅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다고 해서 ‘쑥대밭’이란 긍정적인 뜻도 있습니다.
쑥의 참된 가치는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불모지에 뿌리 내린 후 주위의 수분을 흡수해 습한 환경을 꾸미고 자신의 몸을 거름으로 땅에 양분
을 공급합니다. 쑥은 그런 환경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른 식물들에게 자리를 내어줍니다.
결국 쑥은 자신을 내어주어 많은 식물들과 환경들을 이롭게 하고 자신은 화려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조용히 사라지고 마는 것입니다.
오늘도 쑥처럼 묵묵히 땀을 흘리며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하늘 향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의 할 일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나아가는 사람들을 진정 하나님이 찾고 계십니다.
화려한 꽃보다는 주목받지 못하는 보잘 것 없는 쑥이지만, 많은 생명들에게 소중한 거름으로 자신을
내어주고, 그 자리를 기꺼이 비어주는 쑥처럼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시인 안도현의 시 ‘외로울 땐 외로워하자’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 산과 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게 되는 까닭은 /
아주 작은 풀잎 하나, 아주 작은 나뭇잎 한 장이 푸르름을 손 안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풀잎들은 그 작은 손에 푸르름을 손에 쥐고 푸른빛을 다해, 오늘도 하늘과 땅을 받치고 있습니다.
묵묵히 작은 일에 충성하며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여러분들이 이 땅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이 한 주간도 가정과 교회에서, 그리고 일터에서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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