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행복한 생각
반칠환 시인의 ‘봄’이라는 시입니다.
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 누가 저걸 냉동 재룐 줄 알겠나 /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요리사의 솜씨를 보세요.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꽃도 사실은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냉동식품’입니다.
그런데 이것들에 요리사의 손이 닿으니, 마치 봄의 아지랑이처럼 김이 어리는 신선한 봄의 맛으로 깨어납니다.
입에 한입 무니 입 안 가득 봄맛이 가득해지면서 내 마음이 봄이 됩니다.
밖은 여전히 겨울인데 안은 봄입니다.
요리사 솜씨가 이 정도일진대, 만물을 지으시고 섭리하시는 주님의 솜씨는 어떠하겠습니까.
아직 입이 풀리지 않은 휘파람새도 봄비가 닿으면 화들짝 깨어 노래하듯,
주님이 말씀하시고 손잡아 주시면 동토(凍土) 같은 삶에 봄기운이 돋습니다.
희망과 기다림마저 잃었던 일곱 귀신 들렸던 자도, 남편 다섯이나 있었던 여인도, 손가락질 받던 세리도, 아른아른 김이 나기 시작합니다. 새큼 상큼 봄맛이 나기 시작합니다.
안도현 시인의 시입니다.
제비 떼가 날아오면 봄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봄은 남쪽나라에서 온다고 철없이 노래 부르는 사람은
때가 되면 봄은 저절로 온다고 창가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이 들판에 나오너라
여기 사는 흙 묻은 손들을 보아라
영차 어기영차 끝끝내 놓치지 않고 움켜쥔
일하는 손들이 끌어당기는 봄을 보아라.
봄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옵니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이미 오고 있는 봄을 누리는 여러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임채영 목사 . 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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