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12월의 기도(석우 윤명상)

유소솔 2021. 12. 3. 00:06

 

추위가 당연해지는 12월처럼

사랑이 식고 냉랭해지는 세상에서

나를 불태워

작은 온기라도 나눌 수 있는

모닥불 같은 존재가 되게 하소서.

 

활활 불타오를 때뿐 아니라

타고 남은 숯불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언 가슴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가슴이 되게 하시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내리쬐는 한 줄기 햇살처럼

소망을 잃고 방황하는 이의

상한 마음에 비추는

한 줄기 따뜻한 이 되게 하소서.

 

그러나 나 자신에게는

스스로를 쳐서 복종시키는

동장군 같은 단호함으로

언제나 양심은 깨어있게 하시고

 

눈보라 속에서도

묵묵히을 기다리는 나목처럼

은혜의 때를 소망하는

겨울나무 같은 의지를 갖고

12월을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