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를 그리며

유소솔 2021. 12. 9. 00:02

 

깊어가는 가을

귀뚜라미 울음소리

향수 일깨우는 짜릿한 소프라노

 

낙엽 지는 쑬쓸한 고독

고달픈 삶의 언저리에서

얼마나 낭만에 젖게 했던가.

 

‘길가에서 평화 연주하는 삶의 벗’

서양인들이 표현한 귀뚜라미의 별명

행복의 상징으로 귀하게 여겼기에

이들이 사라지면 재앙이 온다고 했다

 

병충해로 시달린 농작물에 농약 날리고

굴뚝마다 솟구치는 대기오염 매연

중국에서 날아오는 찌든 모래먼지들로

사람들은 황사 마스크 쓰고 다니는데

귀뚜라민들 어찌 견딜 수 있을까

 

늦가을이 떠나고 있어도

송별곡 들려줄 귀뚜리 하나 없고

평화를 연주하는 삶의 벗들이 사라져

이제는 들을 수 없는 평화세레나데

이게 재앙 아니고 무엇이랴

 

귀뚜라미여, 와서 어라

귀뚜라미여, 와서 노래하라

인간들의 탐욕을 심심히 사죄하노니

그대 없으면 사람들은 살 수가 없어

속히 와서 평화노래 연주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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