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목말라 기다리니
들판들이
애타게 손짓하니
사람들이
간절히 기도하니
- 바람아, 비구름 업어다
세상에 얼른 뿌려주어라
하느님 말씀에 쏜살같이 달려 온 바람
검은 구름 안고 가 세상에 비 뿌리자
“와, 비가 온다.”
“아, 기다리던 단비다.”
“오, 하늘도 무심치 않구나!”
나무도 들판도 너무 기뻐 춤추었고
사람들도 기뻐하고 감사하고 노래했다.
아, 그래서 옛 사람들이
가뭄이 오면 기우제* 드렸다고
아빠가 얘기하셨구나.
* 기우제: 몹시 가물 때 왕과 신하들이 비 내려달라고
하늘에 간절한 기도하며 드린 제사
- 계간 사상과 문학 수록(2020.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