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단비 오는 날

유소솔 2020. 11. 24. 13:35

나무들이

  목말라 기다리니                                                      

들판들이

  애타게 손짓하니

 

사람들이

  간절히 기도하니

 

- 바람아, 비구름 업어다

  세상에 얼른 뿌려주어라

 

하느님 말씀에 쏜살같이 달려 온 바람

   검은 구름 안고 가 세상에 비 뿌리자

 

“와, 비가 온다.”

“아, 기다리던 단비다.”

“오, 하늘도 무심치 않구나!”

 

 나무도 들판도 너무 기뻐 춤추었고

   사람들도 기뻐하고 감사하고 노래했다.

 

아, 그래서 옛 사람들이

가뭄이 오면 기우제* 드렸다고

아빠가 얘기하셨구나.

 

* 기우제: 몹시 가물 때 왕과 신하들이 비 내려달라고

            하늘에 간절한 기도하며 드린 제사

 

 - 계간 사상과 문학 수록(2020.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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