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81

생일파티

- 찌르르릉, 찌르르릉 이른 아침부터 핸드폰 소리가 울렸습니다. 한별이가 화장실에서 세수하다 말고 제 방으로 뛰어갔습니다. “나, 한별인데, 누구세요?” “난, 지영이야, 박지영. 한별이 넌 생일 없는 거니? 소식이 없게.” “뭐, 내 생일?” “12월 25일이 네 생일이잖아, 아니야?” “그래, 맞아. 내 생일 어떻게 알았지?” “다 아는 수가 있다? 우리 학급수첩에 적혀 있던 걸” “그렇구나. 내 생일은 예수님 생일과 같은 날이야.” “그런데 왜 아직 소식이 없니? 파티 말이야.” “아, 그건 내일 모래니까 아직 시간 있잖아? 내일쯤 연락 하려고 했지.” “쟤도 참. 파티가 있으면 며칠 전부터 연락을 해야지. 우리도 스케줄이 있단 말이야.” 화가 났는지, 지영이가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한별이는..

동화 2020.11.17

아버지와 아들

류재하 터벅터벅 뒷짐 지고 앞서가는 아버지 타박타박 뒷짐 지고 따라가는 어린이 우습고도 정확한 유 전 자 - 월간 창조문예(2018-10) - 소솔 제2시집 수록(2019) -------------------------------------------------------- 어른이 쓴 동시이다. 3인칭 시점에서 본 아버지와 아들이 앞뒤로 서서 걸어가는 머습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작품이다. 어린이는 아버지의 모습따라 자기도 모르게 걷는 시늉을 하는데, 좀 다른 것은 아버지는 '터벅터벅'으로, 어린이는 '타박타박'소리로 의태와 의성을 동시에 표상하므로 어른과 어린이임을 알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어의 아름다운 유산을 살려나가는 기쁨이기도 하다.(박이도 전 경희대 국문학 교수)

2020.11.16

성탄절 별곡別曲

류재하 아가야, 너는 아느냐 성탄절이 왜 연말年末에 있는 지를 한 해 동안 쌓인 사람들의 죄를 씻어주시려고 새해에는 모두 새 마음으로 살게 하시려고 해마다 우리의 죄 짐을 홀로 지시기 위해 연말에 오시는 예수님이신 것을. 아가야, 너는 아느냐 성탄절이 왜 겨울에 있는지를 추위에 떠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시려고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주시려고 해마다 하늘의 복된 소식을 가득 안고 겨울에 오시는 주主님이신 것을. - 창조문예(2002 12호) - 소솔 제2시집 수록(2019)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