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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편지

9월이 되자,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지 새벽이나 밤에는 제법 선선했습니다 “준이야, 이제 일어나거라. 아침 선선할 때 공부해야지.” 준이가 일어나 시계를 보니, 어김없이 6시였습니다. 새벽마다 교회에 다녀오신 엄마는 아들을 깨우시고 나서야 다른 일을 시작하십니다. 하품을 하며 일어난 준이가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합니다. 잠이 달아납니다. 준이는 책상에 앉아 오늘 학교에서 배울 공부를 미리 찾아 읽기도하고, 쓰기도 합니다. 준이는 엄마와 둘이서 삽니다. 공장에 다니시던 아빠가 작년 가을에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시다 뺑소니차에 치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엄마와 준이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가난하지만 웃음이 가득하던 준이의 가정에 이때부터 슬픔과 외로움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얼굴과 준이의 ..

동화 2020.12.10

아름다운 사람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마침 학교에 가지 않은 토요일이어서, 은지는 용돈으로 어제 사다둔 카네이션 세 송이를 아침 식사하기 전에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의 가슴에 달아드렸어요. 빨간 카네이션 노란 천에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하는 글이 써 있었어요.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그래, 고맙다. 우리 은지가 갈수록 철이 들고, 더 예뻐져 가는구나.” 할아버지가 기뻐하시며 칭찬하셨습니다. “이게 모두 하나님의 은혜지요.”하는 엄마의 말에, 은지가 “엄마. 소원이 무엇이에요? 오늘 어버이날 하루만이라도 소원을 들어 드릴게요.” “그래? 내 소원은 ---- 음, 연지가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어 오늘 함께 지냈으면 하는데.” “할아버지요? ” “그래. 할아버지는 아빠엄마의..

동화 2020.12.10

나와 거울

너를 통해 나를 본다 아직 내 진짜 얼굴 한 번도 본적이 없거든 내가 웃으면 네가 웃고 네가 슬프면 나도 슬퍼했지. 언젠가, 내가 놀란 건 난, 기분이 좋은데 네가 우중충해서 말야 거울을 말갛게 닦고서야 내 얼굴이 환함을 알 수 있었지. 맞아. 내가 즐거우려면 너를 늘 닦아줘야 하듯 나 혼자서는 살 수 없어 내가 너고 네가 바로 나니까. - 계간문예 상상탐구 게재(2019)

동시 202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