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직 목사(1902- 2000)
오래 전에 희랍의 수도 아테네에 갔을 때였다.
그 옛날 천여 년 전에 지은 오래된 예배당이 있어서 구경한 일이 있다.
희랍의 정통교회에 들어가면 천주교와는 좀 다른 것이 있다.
천주교는 예배당 안에 마리아상(像)과 성화(聖畵)를 만들어 놓았지만
희랍정교회는 이미 8세기에 성상은 폐지하고 성화만 허락하고 있었다.
예배당에 들어갔더니 천장과 벽마다 옛 성화가 가득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그림은 커다란 눈(眼)이었고, 그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마 그 뜻은 누구든지 이 예배당에 들어오면 하나님의 눈이 너를 지켜보신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그 예배당에 안에만 있는 것 아니다.
우리 예배당에도 계실 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나 계신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 없다.
하나님의 눈은 지금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신다.
따라서 내 생각과 내 삶에 있어서 하나님 보시기에 거슬리는 것은 없는가?
하나님의 눈이 우리들의 양심에 어떤 말씀해 주시는가? 우리는 늘 귀를 기우려야 한다.
사도 요한은 이런 말씀을 했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하면 스스로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속이지 말자.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셔서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 가운데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한일서 1: 9)
그러므로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몰라서 자백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 아시지만 우리의 자백으로 용서하시고 죄에서 자유케 하시려는 사랑의 하나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