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오순택(전 문협아동문학회장)
가을은
들녘에 고추잠자리 풀어 놓고
코스모스 가녀린 꽃대 위에
보랏빛 접시 하나 얹어 놓았다.
조 알갱이 누렇게 물드는
밭두렁의 벼메뚜기도 덩달아 익는
가을은,
서쪽 하늘 날아가는
기러기 발목에
노을이 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