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 오면

유소솔 2024. 6. 6. 00:00

 

                                             정영남(지구문학 문학상)

 

장미꽃 붉게 핀 유월이오면

꽃향기 화사하게 손짓하는데

난 어릴 때 다정했던 열아홉살 삼촌이 더 그립다.

 

어느 날 내 할머니께 무릎 꿇고 인사드리며

“염려마세요. 죽지 않고 살아오겠어요!”

그리고 내 등을 다독인 후 힘찬 걸음으로 입대했다.

 

붉은 깃발 앞세우고 미친개처럼 쳐들어온 인민군

혈전이 계속된 오대산 능선에서 전우 시체를 넘어 전진할 때

대포와 화살처럼 퍼붓는 총알 속에서 19곳에 관통상 입어

계속 흐르는 선혈에 하늘의 도 눈을 감았다.

 

몇 번이나 쓰러지는 순간에도

“조국을 지키다 나는 가노라!” 외쳤다는 소식과

소쩍새울음 속에 고요히 눈을 감았단다.

 

6월이 오면 아름다운 이 만발해도

나는 눈에 어리는 삼촌을 먼저 불러본다.

 

“보고 싶은 해철이 삼촌아”

“자랑스럽도다 해철이 삼촌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꽃  (34) 2024.06.15
참 사람이 사는 법  (41) 2024.06.11
유월의 노래  (38) 2024.06.01
갈대  (43) 2024.05.28
오아시스  (42)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