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주에 가면

유소솔 2024. 8. 14. 00:00

 

 

                                                 채희문(녹색문학상)

 

다시 제주에 가면

나도 이 될지 몰라

 

떠나기 싫어

돌아오기 싫어

아마 그 앞바다 어디쯤에

슬쩍 남아 숨었다가

이 돼버릴지도 몰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작은 바위섬이라도 되어

제주 가장 가까운 바다에

꼼짝 않고 박혀 있을지 몰라

 

세월네월

가지 말라며

마냥 죽치고 있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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