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우 교수(인천대 명예)
9월 하순의 저녁입니다.
길가에서 휴대전화 소리가 울립니다.
호들갑스레 울어댑니다.
추분에도 오지 못한 가을의 전화입니다.
다가가니 뚝 끊어지고 조용합니다.
물러서면 울리고, 다가서면 끊어집니다.
아, 나는 아직 귀뚜라미 가슴의
비밀번호를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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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라는 제목 때문에 독자들이 휴대폰에 대한 내용인 줄 알다가 마지막에
귀뚜라미 정체를 밝히는 반전을 통해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수작이다.(류)